REVIEW/일상맛집

[전주 맛집] 남부시장, 객리단길 / 엄마손해장국, 카페오유, 누룩꽃피는날, 다가양조장

셜리. 2020. 2. 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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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살면서 네 번째 다녀왔다. 가볼만한 곳은 다 가봤고, 먹어볼만한 것 다 먹어봤는데 그 중에서도 전주 지역민들이 추천하거나 최근들어 핫플레이스인 곳만 골라 먹방을 찍기로 했다. 친구와 1박 2일 전주를 다녀오며 들른 전주 맛집들을 소개한다.

 

엄마손 해장국

 

 

전주의 피순대 맛집이라고 하면 남부시장의 조점례 남문 피순대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다녀온 바로는 직원들이 너무 바쁘고 친절하지 않아 한 번 다녀온 뒤로 가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전주에 사는 지인이 추천한 엄마손 해장국을 가게 되었는데 규모는 조점례 피순대보다 작았지만 맛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뭔가 뼈해장국 베이스인 듯한 순대국밥도 그렇고, 피순대도 전혀 비린맛이 없이 부드럽다. 피순대라는게 누구나의 입맛에 맞을만한 달고 짜고 매운 그런 음식은 아니지만 구수하고 녹듯이 입안에 감겨 넘어가기 때문에 이상하게 자꾸 손이 간다. 혓바닥으로 지긋이 눌러 삼키다 보면 어느새 한 접시 뚝딱. 비린 맛을 싫어해 순대국의 내장을 빼달라고 한 친구도 피순대는 반 접시를 먹었다. 기만이야 이 자식아. 내장도 트라이해보라고.

 

카페 오유

 

이곳은 몇달 전 전주를 다녀온 친구가 추천해서 들른 카페다. 한옥마을에서 객리단길 조금 못미쳐 있는데, 여느 인스타그램 감성의 카페와 비슷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좋다. 커피맛은 나쁘지 않았다. 피순대집에서 식사를 워낙 배부르게 한 후라서 베이커리류는 먹지 않았다. 친구 말로는 프레첼이 맛있다고 한다. 

사장이 남자분인 것 같다. 나는 커피를 연하게 먹는 편이라 한 잔은 연하게, 친구 것은 원래대로 나온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이다. 2월에도 아아를 먹는 나는 얼어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협회(얼죽아) 소속임이 맞습니다. 시간 때우려고 갔는데 도저히 점심과 저녁 사이 긴 시간의 간극을 여기서 보낼 수 없어서 영화를 보러 갔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누룩꽃피는날

 

너무너무나도 유명하다는 전주의 누룩꽃피는날. 늘상 소문만 듣고 오지 못했는데 드디어 와보았다(중앙점). 날씨가 추웠는데 아이스크림을 기본안주로 주어서 더 추워졌다. 근데 저 뻥튀기 사이에 든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었다. 추워서 히터를 틀었더니 다 녹아버렸음...

그리고 대표메뉴라고하는 왕낙지해물쫄면볶음을 시켰다. 사진상으론 엄엄엄청 맛있어보였는데 내 입맛에는 조금 달았다.(음식이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든 낙지만큼은 정말 맛있었다. 실망시키지 않는 낙지의 부드럽고 탱탱한 맛! 바지락과 홍합 다 빼고 낙지 한마리 추가해주시면 안되겠죠? 바지락은 몇 개 먹었는데 나는 계속 돌을 씹었다. 친구는 아무것도 씹지 않았다고 했다. 행운이 친구에게 다 간듯.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러 이곳에 온 것이기 때문에 밥도 하나 볶아 먹었다. 하지만 막판이 되니 너무 짜져서 밥을 다 먹지 않았다. 쫄면이랑 김이랑 밥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다 아는 맛있는 맛. 우리가 직접 볶아먹어야 해서 엄청 맛있게 볶지는 못했다.

왕낙지 해물 쫄면볶음은 그 이름답게 낙지와 쫄면이 존맛인 것으로! 파전도 먹어보고싶다. 전주에 오면 막걸리를 정말 많이 먹게 된다. 이곳에서는 찰옥수수 막걸리와 누룩꽃생막걸리?를 먹었는데 찰옥수수 막걸리는 상상하는 찰옥수수 아이스크림 맛은 아니고 옥수수 향이 좀 있는 정도였고 이걸 먹다 먹으니 누룩꽃생막걸리는 좀 밍밍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깔끔했다.

 

다가양조장

 

원래는 "전당포"를 가려고 했었따,,,, 2년 전 딱 요맘때쯤 전주에 왔을 때 인스타 핫플로 자리매김 중이던 전당포에서 너무너무 맛있는 전라도 막걸리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름하야 "여수개도막걸리". 우유맛이 나는 고소하고 풍부한 맛의 막걸리로 그 후로 어디서도 여수개도막걸리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걸 먹으러 왔건만....전당포는 이 날 휴무일이었다. 정말 막막했기 때문에 네이버에 검색을 했다. "전주 객리단길 여수개도막걸리" 또 파는 곳이 있겠지. 있었다. 방아깐이라는 막걸리집이다. 전당포 바로 근처에 있었는데 이 집도 휴무. 일요일에는 휴무가 많은 객리단길이라는 것을 알고 가 주십시오. 그리고 유일하게 문을 연 근처의 막걸리집 "다가양조장"에 갔다.

하지만 역시 막걸리 핫플이라 그런지 사람이 무지 많고 웨이팅을 해야했다. 술집 웨이팅이라니! 일단 번호를 써두긴 했지만 웨이팅해서 들어가기 싫어서 객리단길을 한 바퀴 돌았다. 딱히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달달 떨면서 영화관 앞에서 술집을 검색하고 있는데 다행히 전화가 왔다. 뛰어갈게요! 하고 정말 막걸리집으로 달려가 창가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16,000원짜리 바지락술찜만 시켰는데 안주가 계속 조금씩 나온다. 이건 닭똥집같은 거였나? 아무튼 볶은 닭고기같았다. 기본 찬으로는 만두국이 나왔는데 매우 기름져서 기름이 둥둥 떠있었다. 한 쪽 구석에 밀어두고 바지락을 까먹고 볶은 양파를 먹었다. 풍남문 막걸리를 주문하자 스탭분이 오셔서 풍남문 막걸리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 그 분이 사장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풍남문 막걸리는 느린마을 만드는 회사에서 같이 개발한거라던데 그만큼 달고 톡쏘는 맛 평범한 막걸리의 맛있는 맛이었다. 메뉴판에는 밍밍하다고 되어있었는데 탄산이 있어 밋밋한 맛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집에 정말 기막히는 막걸리가 있었으니 다음으로 소개드릴 PUNCH라는 막걸리다. 이건 와 이건 정말 죽여주는 막걸리다. 막걸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역시 전주로 가보아야한다. 여수개도막걸리도 먹어야하고 PUNCH도 마셔야 하니까. PUNCH는 탄산이 들어간 바나나막걸리라고 되어있었는데 이 술은 우리를 만취하게 했다. 정말 맛있다. 바나나킥 혹은 뚱뚱한 단지 바나나우유 딱 그 맛이다. 한 잔 마시고 이야기하다가 다시 한 잔 마시면 "이야 이거 정말 쥑이는데!"라고 말하게 된다. 마실 때마다 새롭게 맛있는 맛이었다.

안주는 잘 모르겠으나 막걸리만큼은 정말 맛있었다. 물을 안주로 막걸리 마시러 다시 갈 의향이 있다. 사장이 남자분이다. PUNCH 이거 우리동네에도 들여와주세요 제발. 우리동네 막걸리집에 바나나 막걸리가 들어와있는지 확인해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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