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글방 첫 번째 모임(4/9) 두 가지 다른 글감 나는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을 기록한다. 순간의 감정, 스쳐 지나가는 아이디어,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 잊혀지기 쉬운 하루를 보내면 글을 쓰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기억력이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 날 수진이는 보라색 스웨터를 입었잖아. 엄마는 쌀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했구요. 그러면 사람들은 뭐 그런 걸 다 기억하니, 혹은 어떻게 그것까지 기억하니라는 말을 했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해야할 날이 늘어나고 충격적인 사건이 무난한 일을 잊게 하면서 내게도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군데군데 비어있는 연결고리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찾아줄 때면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거의 기억에 대한 집착과 같은 이 감정이 나를 쓰기로 이끌었다. 연기처럼 사라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