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은 나의 과거였고 미래이다. 그리고 지금 글을 쓰고있으니 다행히 현재도 되었다. 십대 때는 글쓰기로 십수 차례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어느샌가 발견한 재능 덕에 학교에서, 동네에서, 지역 주최의 백일장에서 장원을 타왔다. 수업을 빠지고 글짓기 담당 선생님과 이 대회 저 대회 다니던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고 A4 파일에 상장 모으는 것이 즐거워 방과 후에도 글쓰기 보강을 들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첫 해까지만 해도 한 두 개의 교양과목이나 학회에서 명성이 나쁘지 않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쓰지 않는 무기는 점점 무뎌지는 법이다. 무뎌질 뿐 아니라 어디에 뒀는지조차 떠올리기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며 새로 알게 되는 아무개는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고 지금까지도 모른다. 나조차도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