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대전맛집

대전 용문역 맛집 아메리칸 버거클럽

셜리. 2022. 12. 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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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울 푸드를 세 가지 꼽으라고 하면 나는 1. 김치찌개 2. 햄버거 3. 순대국밥을 꼽곤 한다. 김치찌개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고 햄버거는 다채로운 풍미와 영양을 채워주며 순대국밥은 고향(보다는 고국)을 떠오르게 하는 맛이다. (우리 고향 사람들은 순대국밥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어느 동네를 찾아도 수제버거집이 있다고 하면 꼭 가보는 편인데 마침 용문역 맛집을 찾던 중 아메리칸 버거클럽이라는 햄버거집이 생겼다고 하여 찾아가보았다.

이 날은 탄방역에서 용문역으로 이전한 아름다운 가게 탄방점에 물품을 기증하러 가는 날이었다. 멀리 가는 김에 근처에 맛집이 없나 뒤져봤는데 하필 수제버거집이 생긴 것이다. 탄방역 근처에 있을 때는 또다른 대전의 수제버거 맛집 버기즈에 가곤 했는데 스타일이 다른 버거집으로 보여 들렀다.

용문역에서 도보로 5분정도 거리에 있어 교통이 아주 편리하다. 빌라가 많은 지역에 위치해있는데 간판이나 익스테리어는 요즘 감성으로 힙하게 꾸며두었다. 창문으로 패티 굽는 곳이 보인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9시반까지다. 우리는 이날 2시쯤 방문하였는데 브레이크타임이 없다니 다행이다. 휴무도 없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하나보다. 아메리칸/버거/클럽을 줄여 A B C 라고 쓴 것이 센스있게 느껴진다.

이 집에 가는 사람이면 아마 거의 무조건 마주할 마당냥이다. 우리가 갔을 때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사람이 오는데 피하거나 하는 기색 없이 맛있게 사료를 먹고 있었다. 저기 전동 씽씽이 뒤로 숨은 녀석은 우리를 겁내서 도망간 것이다. 햄버거가 맛있고 고양이가 귀여워요

영어로 된 메뉴판을 읽다가 뒤집었더니 한글 메뉴판이 있어서 상당히 반가웠다. 영어로 된 메뉴판에 너무 익숙해졌는지 수제버거 맛집에서 한국어를 읽으니 좀 새삼스러운 느낌까지 들었다. 어쨌든 버거는 세가지 종류 뿐이고 야채는 양파만 들어가있기 때문에 야채를 좋아하는 사람은 토핑추가를 꼭 해야한다. 어쩐지 가격이 저렴하더라니. 나와 동행인은 그것도 모르고 양파만 든 버거를 시켰다.

실내는 아담한 편인데 그래도 테이블이 5개는 된다. 그렇다고 테이블이 너무 작지도 않고 좌석간 간격이 좁지도 않다. 적당히 잘 배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청결해 보여서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는 기본 치즈버거와 칠리프라이를, 동행인은 치킨 샌드위치와 기본 프라이를 주문했다. 음료는 나는 제로콜라(펩시를 준다. 펩시 괜찮냐고도 물어봄. 괜찮냐고 물어볼거면 왜 펩시 쓰나 코카콜라 쓰지 하는 생각도 함..) 동행인은 밀크셰이크를 주문했다. 밀크셰이크 아주 찐하다. 언젠가 갔던 핫도그 집에서는 셰이크 위에 생크림을 얹어줘서 더 느끼했는데 여긴 그런게 없어서 좋았다. 

같이 나오는 피클과 할라피뇨가 맛있다. 피클이랑 할라피뇨랑 같이 보관? 만드는? 것 같은데 피클에 할라피뇨 향이 배어있고 살짝 매콤해서 더 좋음

햄버거에 로메인과 토마토는 없었지만 머스터드, 치즈, 패티, 양파로만 이루어진 햄버거도 기본에 충실한 맛이어서 나는 좋았다. 뭐가 그저그래 맛있구만....빵도 맛있는 빵을 고른 것 같고 패티도 촉촉하다. 양도 그렇게 적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햄버거 메뉴는 그저그래보였는데(후기에 다들 그저그렇다고 해서) 이 칠리 프라이때문에 온 것이다! 캐나다에서 어디 놀러가기 전에 칠리가 든 핫도그를 먹은 적이 잇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었고..(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묽고 고기보다 콩이 많았음) 이후에 한국에서 칠리 파스타소스를 사서 대짜 마카로니에 비벼먹었는데 홀리쉣 너무 맛있어가지고 몇 번을 연달아 해먹은 기억이 난다. 근데 이후로 갑자기 칠리 파스타소스가 단종되었는지 찾아볼 수가 없었음...그래서 몇년을 그리워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행인이 주문한 기본 프라이도 맛있었다. 원래 감자튀김은 다 맛있지만 나는 두꺼운 감자튀김을 선호하는 편이다. 훨씬 담백하고 감자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자튀김은 양이 상당히 많아서 버거와 감자튀김까지 다 먹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나는 콜라를 다 마시고 동행인은 밀크셰이크를 다 마셨다. 

나는 칠리프라이도 싹싹 비웠다. 맛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먹을 때는 몰랐는데 조금 짰던 것인지 저녁에는 물 500미리를 원샷하고 또 물을 마시기도 했다. 동행인은 칠리 소스가 짰다고 했다. 하지만 칠리 특유의 그 향신료 냄새가 좋아서 끝까지 다 먹어버렸다.

대전의 맛있는 수제버거라고 하면 어은동에 있었던 플레이버거(지금은 없어져버렸다. 위치를 이전한 것 같기도 하다) 탄방과 갈마에 있는 버기즈 정도였는데 이제 또 용문동의 아메리칸 버거 클럽이 추가되어 반가운 마음이다. 근데 용문역에 갈 일이 별로 없는데...토요일 낮 2시 치고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는데 오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주 안 갈 거지만 살아남길. 탄방 용문 오룡 근처에 계시는 분들 용문동 맛집 아메리칸 버거클럽에 수제버거 드시러 많이 가주십시요(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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