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대전맛집

은행동/대흥동 브런치 맛집 줄리앤칩 대흥점

셜리. 2022. 12. 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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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데이였다. 토요일 오후 4시에 인삼공사와 흥국생명의 배구 경기가 있어 점심을 대흥동에서 먹기로 했다. 대흥동에서 충무체육관까지는 걸어서 20분정도 거리이다. 나는 브런치류의 음식이 먹고 싶었는데 대흥동이나 은행동에서 마땅히 원하는 스타일의 브런치를 파는 곳이 없음에 탄복했다. 어찌저찌 샌드위치를 파는 카페를 검색으로 발견해 그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길 건너편에 줄리앤칩이 보였다. 어? 여기 작전기지에서 팝업스토어 열고 쿠키샷 팔던 거기 아닌가?(그곳은 줄리앤칩 신흥점이고 여기는 줄리앤칩 대흥점이다) 착각하고 저기에 가보자고 발길을 돌렸다. 간판은 영국에 있을 듯한 디자인이다. 줄리엔칩이 무슨뜻인지는 아직도 모름

철자로는 줄리엔칩으로 보이는데 공식명칭을 줄리앤칩으로 쓰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

대흥동에서 한잔 하기 전에 가기도 좋고 중구청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와도 좋은 위치에 있다. 지도에서 대전고등학교가 보이는걸 보니 한밭구장까지도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메뉴는 이러한데...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랐다! 메인 메뉴인 함박스테이크가 14000원? 요즘 이런 메뉴 먹으려면 2만원 줘야하는 거 아니었니...최근엔 물가가 원체 많이 오르기도 했고 서울을 자주 다니다보니 14000원이 저렴하게 느껴지는 경악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 동행인과 나는 줄리함박 하나와 양송이 새우 크림파스타를 주문했다. 주류 메뉴도 꽤 많이 준비되어있고 샐러드와 양송이스프 등 사이드메뉴도 여러가지 있다. 와중에 세트메뉴를 주문하면 탄산음료 2개와 샐러드도 준다고 하여서 당장 2인 헝그리세트로 주문했다. 33000원이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가게가 아주 넓은 편은 아니지만 좁지도 않다. 테이블은 대여섯개? 되는 것 같았다. 노란 조명이 예쁘다. 음악이 흐르고 벽에는 맨하탄지도로 보이는 것이 걸려있다. 음식은 이탈리안이고 간판은 영국을 떠올리게 하고..영국보다는 아이리쉬? 한마디로 서양식이다.

동행인과 나는 창가에 붙은 반원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좋은 점은 옆사람과 가까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고 창밖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른 자리나 다른 사람들과 시선이 마주치지 않기 때문에 부산스러워질 일이 없다. 벽을 보고 붙은 자리가 아니라 창을 보고 붙은 자리라 답답하지도 않다. 둘이 앉기 딱 좋으면서도 테이블을 넓게 쓸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먼저 주문한 코카콜라 제로와 칠성사이다가 나왔다. 얼음잔과 함께 준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기는데...음식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아마도 30분은 기다렸던 것 같다. 물론 토요일 낮 12시에 가긴 했지만 손님이 100명 있는 가게는 아니었다. 20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 한참이 걸렸다. 너무 배가 고픈데 음료만 다 마시고 기다릴 수도 없고..애가 탔다. 그래도 별수 있으랴. 맛있겠지 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드디어 홈샐러드가 나왔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사진이 잘 찍힌 탓도 있지만 색감부터 맛있어보인다. 발사믹 소스가 아주 새콤달콤하고 올리브와 오렌지, 토마토, 파인애플 등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서 입맛을 돋구어 주었다. 치즈를 갈아올린 섬세함까지 합격

다음으로 나온 함박. 계란까지 정말 함박스테이크의 정석이다. 동행인과 나는 감자튀김을 매우 좋아하는데 맛있는 샐러드와 감자튀김, 함박 스테이크까지 조화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소스도 지나치게 짜거나 달지 않아서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고소하고 진했던 새우 크림 파스타. 날달걀 노른자를 올려주는 것까지 마음에 들었다. 새우도 나름대로 통통하고 양송이가 들어가있어 버섯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가웠다. 그릇 가장자리까지 간 치즈를 플레이팅해주어서 더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정말 맛있었다.

인물모드로 사진촬영을 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이날은 왠지 인물모드로 음식사진을 찍음

사실 벌써 거의 두달 가까이 지났기 때문에 정말 맛있었나? 기억이...가물가물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깨끗이 음식들을 먹어치운데다 먹어치운 사진까지 찍어놓은 것을 보니 정말 맛집이 아니었나..한다. 심지어 동행인은 크리스마스에 여기 가지 않을래? 하는 이야기까지 했다.(나혼자 생각한건가?) 맛집 인증이다. 분위기도 좋고 가격도 좋고 은행동/대흥동에 브런치 집이 잘 없는데 여기서라면 마음놓고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시간 여유가 있을 때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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