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대전맛집

월평동 술집 크크 1159 / 감성 넘치는 요리주점

셜리. 2022. 12. 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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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친구의 생일이었다. 12년 지기 대학 친구의 생일인데 또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술자리에 가면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오는 경우도 많아서 선물도 사고 편지도 썼다. 친구한테 잘 어울리는 칙?촉? 아니고 칩앤데일 슬리퍼도 사고 다같이 맛있는 조개찜도 먹었다. 조개찜 집 주변에 2차로 갈만한 곳이 없어 어딜갈지 생각하다가 요즘 몇번 갔다는 친구집 근처의 요리주점으로 이동했다. 요즘은 감성 술집을 요리주점이라고 부르더라. 자신들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가지고 감성 넘치는 인테리어로 꾸며놓은 곳을 요리주점이라고 부르는 듯 하다. 물론 가격은 안주 100가지 있는 저렴한 포차분위기의 술집보다 높은 편이다.

위치는 이렇게 월평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이며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갑천역에서도 가까운 편이다. 빌라 건물 1층에 있지만 월평역 근처에서 저녁을 먹는다면 또 걸어올만한 자리. 무엇보다 친구집이랑 너무 가까워서 좋았다.

우리가 들어가니 테이블 자리는 만석. 바자리만 남아있었다. 우리는 구석자리 코너에 둘둘씩 앉기로 했다.

요즘 앵간한 감성가게에는 스피커와 타자기 국룰인 듯..엊그제 올린 포스팅에 있던 앤티크 느낌 카페 이삼옥에도 타자기가 있었는데..나는 8살 때 고모 집에 있던 타자기를 써본 적이 있는데 사실 타자기가 무슨 소용이고 쓸모인지 사실상 우리와 겹치는 시기도 없어 어떤 향수를 불러오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일조하는 것 같다. 오늘의집 스타일 조명도 있고 꽃과 화분 조명까지 작은 공간에도 신경쓴 티가 난다.

주류 냉장고에는 고양이가 붙어있고? 여기도 지난번 용문동 햄버거집 아메리칸 버거클럽처럼 마당냥이가 있는건지 사장님이 고양이를 좋아하는건지 궁금해졌다.

2022.12.02 - [W R I T I N G/일상] - 대전 용문역 맛집 아메리칸 버거클럽

가장 구석자리고 화장실 문앞이긴 했는데 안쪽에서 바깥을 내다보는 뷰가 꽤 좋았다. 바 안쪽이 바로 요리하는 곳이 아닌데도 생각보다 내부가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어서 시야가 더 편했던 듯. 상판도 넓어서 이것저것 올려놓기 좋다.

기본안주로는 콘칩과 토마토 샐러드, 절인 메추리알이 나온다. 메추리알 까느라 힘들겠다 생각도 들고 콘칩이 완전 맛있다는 생각도 한다. 1차에서 식사를 배부르게 하고 왔기는 한데 이렇게 짭짜름한 과자가 있으니 손이 자주 갔다.

주택지역이니 조용히 해야한다는 안내문이 메뉴판 맨 첫번째에 쓰여있다. 22시 이후 6인 이상은 불가라니, 아쉬운 사람들도 많겠다. 하지만 다같이 행복한 자영업생활 주거생활 하려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이런 규칙을 세우고 지키는 것도 중요할 듯 하다. 메인 요리에 해산물이나 야채 메뉴가 없고 전부 고기가 들어가서 아쉬웠다.(고기를 먹지 않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주류는 소주부터 요즘 유행하는 증류주, 칵테일, 위스키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친구가 최근에 자주 온 걸 알아본 사장님이 서비스를 주셨다. 오렌지랑 바나나+초코시럽 조합. 오랜만에 먹는 덜 익은 바나나가 상큼하고 맛있었다. 슈가파우더까지 디테일 좀 살리는 사장인가보다.

첫번째 메뉴로 나온 짜파구리. 평소에 짜파구리를 8천원 주고 사먹는다면 억울하겠지만...고기 없는 메뉴라서 하나 시키긴 했는데 맛있었다. 다들 아는 맛. 짜고 매콤한 맛.

이건 꽈리고추 닭볶음이었는데 19000원이지만 요리주점이라 양이 적을 줄 알았더니 무지 많이 나왔다. 둘이 와서 식사로 먹어도 될 정도. 약간 춘장맛이었나?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기대한 것보다 훨씬 맛있어서 계속 주워먹었다.

우리는 조개찜집에서 이미 소맥과 소주를 먹다 왔기 때문에 여기서도 칵테일 저리가라하고 소맥을 마시고 있었는데 친구 생일 케익을 꺼내서 생일파티 하고 선물 주고받는 걸 눈여겨 본 사장님이 생일 선물로 미도리 샤워를 타주셨다. 이날따라 감사한게 많던 친구는 또 사장님의 친절 서비스에 감동..맛은 달짝지근한 미도리사워 맛이었는데 잔과 색깔이 예뻐서 분위기를 살려주었다.

웨이팅이 있는지 확인하고 갔지만 웨이팅은 없었고 요리가 나오는데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 곳이라 재방문 의사 있음. 깔끔(깨끗)하고 공간도 너무 비좁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 가면 또 다른 메뉴를 먹어보고 싶다. 데이트 하기에도 연말 모임 하기에도 좋은 월평동 크크1159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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