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2년생이고 아빠는 1962년생이다 그러므로 2022년인 올해는 내가 31살이고 아빠는 61살이 되는 해였다. 나는 동생이 둘이 있고 큰동생과 나는 작년부터 아빠 환갑에 뭐 해드리지..를 고민해왔었다. (둘 다 MBTI J임) 동생은 안마의자를 해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쌌고 아빠가 최근에 가족사진 사기 ㅋㅋㅋ를 당할뻔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가족사진도 고려했는데 엄마가 굳이 안 찍어도 될 것 같다고 하는 바람에 예상했던 계획은 모두 취소되었다. 차라리 맛있는 밥 한끼를 사달라고 하셔서 집 주변 맛집을 알아보았는데 아무래도 환갑에 갈만한 곳은 없었다. 아파트만 많은 곳이라 분위기 좋으면서 맛도 있고 알려진 곳을 찾기 어려웠다. 엄마가 가고 싶다고 한 이탈리안 음식점도 있었는데 그냥 평소에 가도 될만한 곳이어서 좀 더 찾아보았다.
마침 주말에 내가 집에 가기도 하고 부산까지는 나가보는게 어떠냐 제안을 해서 집에서 가까운 부산쪽으로 음식점을 찾아보았다. 난 중식 코스를 좋아하는데 우리가족은 아무도 중식 코스가 안 좋다고 하고..(소화가 안 되고 느끼하다 양이 너무 많다 등) 오마카세를 갈까 했더니 괜찮다는데는 해운대에 있어 주말에 해운대까지 차가 막힐 것 같아 너무 멀고..
그러다가 내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영도를 가보자! 해서 내마음대로 정하다보니 영도 라발스 호텔의 알리아농이라는 식당을 찾았다.
제공하고 있는 메뉴는 다음과 같다
나는 치킨과 연어 스테이크가 궁금해서 우선 연어로 선택하고 가족들 의사를 물었더니 엄마는연어 스테이크를, 나머지 가족들은 안심 스테이크를 먹겠다고 했다. 예약할 때 미리 메뉴를 정해주지 않아도 되긴 했다. 디저트가 꽤 괜찮다는 후기를 봐서 기대를 했다. 코스메뉴는 다음과 같다
생일 주인공인 아빠가 해산물을 무척 좋아하는데다 늬끼한 파스타 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코스 요리가 대부분 해산물로 이루어져있어 딱이다 싶었다.
캐치테이블이라는 고급식당 어플을 통해서 미리 예약을 하고 예약금을 냈다. 아버지 환갑이니 창가자리나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메모를 남겼더니 진짜로 창가 자리를 잡아주셨다. 다리도 보이고 배들도 보이고 하늘과 바다가 다 보이는 자리였다. 밖에 테라스가 있어 위험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포크 두 개와 나이프, 스푼을 예쁘게 미리 맞춰주셨다.
코스 요리가 나오기 전에 잠깐 둘러보고 왔는데 샐러드도 가지가지 있었다. 가족들은 샐러드를 가져다 먹기도 했는데 나는 코스요리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ㅎㅎ
처음으로 서빙된 음식은 오늘의 스프와 빵이었다. 스프는 옥수수를 갈아 만들어 옥수수가 들어있는 스프였다. 다들 고소하고 질감이 살아 있어 부드럽고 맛있다고 했다. 같이 서브된 올리브는 먹지 않았지만 빵은 아주 맛있었다.
생일파티니까 샴페인을 한 병 주문했다. 저렴한 와인부터 고급와인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있었는데, 낮이기도 하고 축하하는 자리이니 샴페인을 주문했다. 3만원대의 샴페인이었는데 엄마, 아빠, 나 모두 샴페인에 무척 만족했다. 적당히 달콤하고 꽃향과 과일향이 나며 탄산감이 있어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
동생은 운전을 해야해서 샴페인을 마시지 못한다고 하니 사이다를 서비스로 주셨다. 우리를 맡아 서빙한 직원이 무척 친절하고 밝았다. 가족 사진도 찍어주심 ㅋㅋㅋ
스프 다음에 나온 요리는 관자요리였는데 담백하고 깔끔해서 맛이 좋았다. 소스와 튀긴 야채 등을 싹싹 주워먹었다.
다음으로는 왕큰 새우 요리가 나왔다. 쫄깃쫄깃하고 살이 가득 찬데다 사이즈가 무척 커서 먹을것이 꽤 있었다. 입이 찔릴까봐 대가리는 먹지 않았는데 해산물을 즐기는 아빠는 머리까지 다 드셨다. 곁들여 나온 당근 퓨레가 정말 너무 맛있었고 간이 적당했다.
다음으로 나온 요리는 전복이다. 겉부분이 살짝 전분을 발라 튀긴 듯이 조리되어있었다. 소스는 내장으로 만든 듯 쌉싸름한 향이 났다. 부드럽고 쫄깃하고 버터향이 많이 난다.
내가 주문한 연어스테이크. 담백하긴 했지만 그냥 그랬다. 앞의 음식들이 워낙 맛있어서 그런지 배가 불러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ㅎㅎ
바닷가 보면서 먹는 연어스테이크 음 냠냠굿
스테이크 먹고 나서 또 나오는 핏자...물론 사이즈가 작긴 하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더 먹지를 몬하겠다구요 결국 하나만 먹고 하나는 포장해갔다. 나중에 누가 집에서 먹었겠지.
피자는 이렇게 바로바로 화덕에서 구워주는 듯 하다.
코스요리를 다 먹고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 디저트바로 가본다. 후기가 좋았던 디저트바여서 기대. 애플로즈힙티, 장미 블루베리티, 그린티진저티 세 가지 차가 마련되어있다. 물론 나는 커피파이므로 차는 패스
티 바로 옆에 잼은 네 가지가 있었다. 세 가지인가? 블랙올리브..등등 어쩌구인데 빵을 안 먹어서 먹어보진 않았다.
이렇게 바게트를 썰어다 먹을 수 있어서 있는 듯 한데 이미 코스요리만으로 배가 너무 불러서 빵은 패스
내가 원한 것은 바로바로 요 구움과자들! 평소에는 마들렌을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일단 구경만 한다. 레몬마들렌이 좋은데 레몬마들렌은 없었다.
가장 왼쪽의 조그만 머핀 컵케익은 당근케익이고 가운데는 크림브륄레다. 오른쪽 새까만 것은 초콜렛 타르트인데 나는 당근케익과 크림브륄레만 집었다. 크림브륄레가 저래 보여도 생각보다 컸다.
주스는 오렌지, 망고, 자몽 세가지가 있었다. 조식이 아니므로 주스는 마시지 않는다.
나는 이 때 열이 좀 나고 목이 칼칼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역시 내 선택은 커피다. 기계가 내려주는 커피가 또 얼마나 맛있는데..잔을 옆에서 고를 수 있어 예쁜 커피잔을 하나 고르고 에스프레소를 내렸다.
내가 마신 것은 당연히 아이스 아메리카노 ㅋㅋㅋㅋ 처음 가는 카페에서는 항상 커피맛부터 평가하겠다며 아메리카노를 먹는 버릇이 있는데 보통 호텔에서 주는 커피들이 구수하기 때문에 믿어 의심치 않고 아아를 골랐다. 물론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고 에스프레소를 내린 후 물을 좀 담고 커피 기계 옆에 있던 얼음통에서 얼음을 골라 담았다. 너는 목이 아픈데도 그렇게 찬 커피를 마시냐고 아빠한테 한소리 들었다. "원래 목 아플 때 찬거 먹는거다" 하니까 엄마가 "맞아 애들 클 때 목 아프면 의사들이 아이스크림 먹이라고 했는데 당신은 몰랐제" 하고 거들어줬다. 사실 요새는 목아플때도 아이스크림 먹지 말라고 하는데...ㅋ아무튼 잘 넘어감
커피는 맛있었다 호로록 다 마심
마지막으로 너무 맛있어서 아빠가 두 번 퍼먹은 블루베리 요거트 아이스크림 이집 리얼 아이스크림 맛집임..전채요리들도 다 맛있었는데 마지막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정말정말 맛있었다. 부드럽고 고소하면서 상큼한 블루베리 요거트 아이스크림 초코 아이스크림도 맛있는 편이었는데 이 아이스크림은 못이겨..영도 라발스 호텔 알리아농 가시면 꼭 블루베리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빼놓지말고 드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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